일상

소노 시온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 『리얼 술래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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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술래잡기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한 편이다. 액션, 로맨스, SF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두루 즐기는데, 공포영화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로테스크[grotesque]’ 유형의 영화는 좋아하는데, 그로테스크란 사전적으로 <‘괴기한 것, 극도로 부자연한 것, 흉측하고 우스꽝스러운 것등을 형용하는 말>이라고 한다. 이런 유형으로 유명한 영화로는 Saw시리즈가 있다. 소름 끼치게 끔찍하지만, 시원한 느낌을 준다. 그로테스크 유형의 영화는 공포영화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리얼 술래잡기는 첫 시작부터 훅하고 들어오는 느낌의 영화다.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도 우연히 SNS에서 이 영화의 첫 부분을 짜깁기 한 짤막한 영상을 보고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첫 장면에서 버스에 탄 주인공을 제외한 모든 인물이 무언가에게 살해당한다. 전형적인 그로테스크 유형이다. 허술하다고 느껴질 만한 CG가 오히려 인상 깊다. 감독은 이런 반응을 바라지 않았겠지만 어이없지만 시원하고 통쾌한 느낌이다.


리얼 술래잡기 (Tag, 2015) 영화 정보

장르: 서스펜스, 공포, 액션

개봉일: 2016.01.14

감독: 소노 시온

상영 시간: 85분

국가: 일본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

 

감독 소노 시온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전형적인 일본 여성에 대한 이야기다. 일본 여성은 보통 남성에게 순종적인 이미지이다. 실제로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등의 미디어에서 보이는 일본 여성의 이미지는 그렇다.

 소노 시온은 이런 일본 여성의 순종적인 이미지를 답답하다고 느낀 것일까? 주인공은 전형적인 일본 여성 느낌이지만 주변 인물들은 개성적이고, 계속해서 주인공에게 운명을 바꾸라고 말하고 있다. 감독은 여성도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일본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걸까.

 

낮은 개연성은 관객을 답답하게 한다.

 

리얼 술래잡기는 눈요기용으로는 굉장히 괜찮은 영화다. 허술한 CG에 난데없이 담임이 머신건으로 학생들을 죽인다든가 하는 연출은 헛웃음을 짓게 하지만 유쾌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웃음 포인트가 감독이 원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 영화를 좋은 영화를 추천해 달라라고 부탁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추천해 주지 않을 것이다. 이 영화는 개연성이 전혀 없는 전개로 마지막 약 10분 전까지 관객을 너무 답답하게 한다. 영화는 허구이다. 모든 감독은 관객들이 허구를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진실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개연성이 필요하다. 개연성은 인과 관계에 의해 만들어진다. 실제로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개연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로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암시하는 복선 암시가 있다. 개연성이 없는 영화를 1시간 넘게 본다는 것은 관객으로써는 괴로운 일이다. 이 영화는 왜 소녀들이 무언가에 쫒기는지 설명도 없이 1시간이 넘게 소녀들은 엑스트라들을 죽이고, 또 뛴다. 주인공 주변인물들도 지금의 상황 설명을 요구하는 주인공에게 나중에 설명해 주겠다.’라고 하며 넘긴다. 1시간이 넘게 관객을 괴롭히다가 영화가 막을 내리기 10분 전에서야 감독은 이 모든 상황이 주인공과 주변인물이 게임 캐릭터였다고 말한다. 마치 사실 이건 이런거였고, 저건 저런 것이였다.’라고 이야기하는 요즘 흔한 예능 몰래카메라를 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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